티스토리 툴바


61. 우선은

2010/06/30 00:27 from 분류없음


그가 유학을 가겠다고 했다. 예전부터 생각해두던 지역과 학교, 분야(이건 조금 더 생각을 가다듬는 중)가 있고 가능하다면 그곳에서 직장을 얻어 살고 싶다고 했다. 프로젝트를 맡아 일할 때 보았던 몇몇(대다수나 전부라곤 하지 않겠다 그래도)박사급 연구원들이나 교수들의 행태에 질렸다는 것. 그의 고민을 같이 들여다본 나로선 결정에 힘을 실어줄 수밖에 없었다. 그는 나와 함께 가고 싶어했다. 물론 내가 공공연하게 선언했듯 더 이상의 학위 과정을 밟지 않을 건 알지만, 그는 내가 어떤 형태이든 '공부'를 계속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내게 "ㅇㅇ야(그가 내 본명을 부르는 것은 굉장히 포멀한 경우) ㅇㅇ얘기 우리 어머니한테 했다."라고 말하였다. 

!!  

하지만 결론적으로 그의 어머니에게 주입된 나의 이미지란
'참하고 똑똑하며 교회에 다니는 아가씨'

숨을 한번 가다듬고 그에게 말했다. 우선 어려웠을텐데 내 얘기를 어머님께 한 건 고맙게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개신교인이 아니며 혹 나중에 어머님을 뵐 기회가 있을 때도 내 종교나 집안, 배경 같은 거 가감없이 솔직하게 말씀드릴거다. 약간 상기됐던 그의 목소리가 줄어들었다. 그는 어머니에게 선입견을 주기 싫어서 그랬다고 항변했다. 우선은, 안아주었다. 
  
 
Posted by 달콤라라 트랙백 0 : 댓글 0